국경일이나 명절과는 달리 대중 문화의 발달과 각종 유행 그리고 상품 판매 전략 등에 따라 각종 기념일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중 매달 14일을 중심으로 생긴 각종 기념일들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1월 14일은 다이어리데이, 2월 14일은 밸런타인데이, 3월 14일은 화이트데이, 4월 14일은 블랙데이, 5월 14일은 로즈데이(또는 레몬데이), 7월 14일은 아이스크림데이, 8월 14일은 뮤직데이, 9월 14일은 포토데이, 10월 14은 와인데이, 11월 14일은 무비데이, 12월 14일은 허그데이 등입니다.

 

오는 6월 14일은 이른바 ‘키스데이’입니다. 키스데이에 관해 위키백과사전에는 “키스데이는 대한민국에서 매년 6월 14일에 지내는 일종의 기념일이다. 연인들이 키스하는 날이다. 키스데이의 기원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가운데 하나는 어떤 커플이 만들었다는 설이 있다. 매달 있는 기념일에 궁금함을 느꼈던 여자가 애인인 남자친구에게 ... 그 후 매년 6월 14일에는 연인이 키스하는 키스데이가 되었다.”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입맞춤은 연인들만의 전유물은 아닙니다. 성경 시대에도 성도의 교제 안에 “거룩한 입맞춤(holy kiss)”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너희가 거룩하게 입맞춤으로 서로 문안하라(롬16:16)”와 같은 말씀처럼 성도 간의 입맞춤은 영혼과 영혼, 마음과 마음, 생각과 생각의 나눔인 평화의 인사였습니다. 형식적이며 외식적인 행동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향해 겸손하게 섬기며 사랑하며 배려하며 존중한다는 마음의 표현이었습니다. 가룟 유다는 이 거룩한 입맞춤을 배신의 증표로 사용했습니다.

 

더위가 점점 기승을 부리는 요즘, 몸도 마음도 피곤하고 지치기 쉬운 계절입니다. 이럴수록 “거룩한 입맞춤”은 형식상 어렵다 하더라도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는 사랑의 악수, 사랑의 포응은 힘써 노력해야겠습니다. “우리는 십자가 아래서 한 형제입니다! 존귀한 당신을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합니다!” 이런 마음을 적극 표현해야겠습니다. 사랑은 감출 때보다 표현할 때 더욱 익어가기 때문입니다.

 

이선관이란 시인의 ‘살과 살이 닿는다는 것은’이란 제목의 시입니다.

 

살과 살이 닿는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가령 손녀가 할아버지 등을 긁어준다든지, 갓난애가 어머니의 젖꼭지를 빤다든지, 할머니가 손자 엉덩이를 툭툭 친다든지, 지어미가 지아비의 발을 씻어준다든지, 사랑하는 연인끼리 입맞춤을 한다든지, 이쪽 사람과 윗쪽 사람이 악수를 오래도록 한다든지 아니 영원히 언제까지나 한다든지, 어찌됐든 살과 살이 닿는다는 것은 참 참 좋은 일이다

 

너희는 사랑의 입맞춤으로 서로 문안하라 그리스도 안에 있는 너희 모든 이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

(벧전5:14)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