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책상 서랍을 정리하다가 빛바랜 책갈피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오래 전에 누군가가 글을 담은 쪽지 위에 작은 들꽃 말린 것을 얹어 코팅해서 만든 책갈피였습니다. 시중에 파는 것들에 비해 어딘가 서툴러 보이는 투박한 것이었습니다. 그 책갈피를 발견하는 순간 그것을 선물했던 그 사람의 따뜻한 마음이 향기가 되어 살포시 피어오르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한참이나 들여다보며 그 사람을 생각했고, 그 마음을 생각했습니다.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마음이 분명히 있다는 것을 압니다. 마음이 아프다, 마음이 기쁘다, 마음에 힘이 된다, 마음이 뻥 뚫린 것 같다...라고 표현합니다. 아마 마음이란 것이 없다면 이렇게 표현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기에 여러 가지 다른 것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표현해야 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을 효과적으로 잘 표현하지 않으면 때로는 몰라서 좋은 것을 누리지 못하거나 때로는 오해해서 큰 어려움을 겪게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마음을 잘 표현하는 것은 능력이며, 지혜의 영역이기도 합니다.

 

마음을 표현하기에 유익한 도구 중의 하나가 바로 선물입니다. 고마운 마음, 사랑하는 마음, 미안한 마음, 신뢰의 마음, 격려의 마음...등 우리는 작은 선물 하나에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을 가득 담아서 전달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마음이 가득 담긴 선물을 받은 사람은 마치 마음이 눈에 보이는 듯 감동을 받기도 하고 큰 기쁨을 누리기도 합니다. 선물을 오래도록 두고 볼 수 있다면, 그 마음을 그렇게 오래도록 계속해서 전달할 수 있습니다.

 

행복한 초대는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향한 사랑의 마음이 가득 담긴 선물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것을 주고 싶고, 소중한 것을 나누고 싶듯이 그렇게 가장 좋은 것, 가장 소중한 것을 나누는 시간입니다. 때로는 마음은 물론 선물의 가치가 잘 전달되지 않아 속상할 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계속해서 우리의 마음을 표현해야 하며, 우리의 마음을 담아 선물을 전달해야 합니다.

 

언젠가 알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작은 선물을 주고 받지만 이미 엄청나게 큰 선물이 우리 앞에 도착해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우리를 위해 이 땅에 찾아오신 예수님 자체가 바로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우리를 위해 고통의 십자가를 지신 마음이 바로 우리를 향한 예수님의 선물입니다.

 

 

보내심을 받지 아니하였으면 어찌 전파하리요

기록된 바 아름답도다 좋은

소식을 전하는 자들의 발이여

함과 같으니라(롬10:15)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