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6:5~15 또 너희는 기도할 때에 외식하는 자와 같이 하지 말라 그들은 사람에게 보이려고 회당과 큰 거리 어귀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하느니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그들은 자기 상을 이미 받았느니라 너는 기도할 때에 네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은밀한 중에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 또 기도할 때에 이방인과 같이 중언부언하지 말라 그들은 말을 많이 하여야 들으실 줄 생각하느니라 그러므로 그들을 본받지 말라 구하기 전에 너희에게 있어야 할 것을 하나님 너희 아버지께서 아시느니라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나라가 임하시오며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다만 악에서 구하시옵소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아멘 너희가 사람의 잘못을 용서하면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도 너희 잘못을 용서하시려니와 너희가 사람의 잘못을 용서하지 아니하면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 잘못을 용서하지 아니하시리라

1. 우리가 잘 아는 경남 거창 고등학교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전영찬 교장은 부도로 도저히 소생이 불가능한 상태인 거창 고등학교를 맡게 되었습니다. 심한 재정 압박을 받던 전 교장은 1958년 4월 거창읍에서 40리 떨어진 산마루에 가서 일주일간 금식을 시작하였습니다. 삼일이 지나도록 아무리 기도해도 기도 응답이 없었습니다. 정 교장은 마음이 답답하여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이런 항변의 기도를 드렸답니다. ‘하나님, 정 그러시다면 저에게도 생각이 있습니다. 제가 내일 서울에 올라가서 동아일보에 하나님은 살아계시지 않다고 내겠습니다.’ 그러고 나니까 마음이라도 시원해지더랍니다.

그런데 기도를 다 마치고 내려오니 미국에서 2500불이 와 자기를 기다리고 있더랍니다. 답답하여 하나님께 떼쓰듯 기도 했더니 응답해 주신 것입니다.

그 후 1971년에 교사(校舍)가 낡아 ‘하나님, 학교 건물이 너무 낡았습니다. 새 교사가 필요합니다.’ 하고 다시 떼쓰듯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미국 LA의 수정 교회 로버트 슐러 목사가 22만 불을 부처 주어서 교사를 좋게 지었답니다.

올해 여러분 각자의 소원을 갖기 바랍니다. 그리고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우리 하나님께서 그 기도에 충만함으로 응답하시고 축복해 주실 줄 믿습니다. 그러니 되도록 많이 기도하십시오. 10번 기도해서 100% 응답 받으면 몇 번 응답 받은 것입니까? 10번! 그런데 1000번 기도해서 50%만 받으면? 500번! 앞의 경우보다 50배 더 응답 받은 것입니다. 그러니 일단 많이 구하는 것이 지혜로울 것입니다. 많은 기도의 씨를 뿌리기를 소망합니다.

그런데 이게 기도의 실체, 본질일까요? 우리가 기도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이유, 뭔가 아쉬운 게 있어서, 뭔가 필요한 게 있어서 주문서 내듯이, 청구서 발행하듯이 하는 것이 기도의 참 의도입니까?

뭔가 기도에 대한 이러한 우리의 자세, 우리의 인식에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기도는 뭡니까? 우리는 기도를 왜 해야 합니까?

2. 오늘 본문을 봅시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 기도 생활에 대한 말씀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눈을 비비고 살펴보아도 예수님의 가르침은 우리의 기도와는 많이 다릅니다. 우리는 실로 ‘주시옵소서’가 빠지면 기도문이 이루어지지 않을 정도 인데,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기도에 대한 교훈을 보면 ‘주시옵소서’가 그리 중요하게 시사되어 있지 않습니다.

도리어 우리가 필요한 것들, 우리가 청구해야 할 것들은 하나님은 이미 다 아시고 있다고까지 말씀하십니다. 그러니 그런 것 뭐 하러 다시 일일이 힘들여 청구하느냐는 듯이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즐겨 사용하는 ‘응답해 주신다, 갚아주신다’는 것도 사실 남에게 보이려 기도하지 말고, 남이 안 보는 골방에 들어가 기도하라는 것을 가르치기 위해서 하신 말씀일 뿐입니다.

기도가 아쉬운 게 있어서 드리는 것이라면 예수님의 오늘 말씀은 참 이상합니다. 예수님이 직접 가르쳐 주신 주기도도 이상합니다. 물질적인 ‘주시옵소서’는 단 한 번,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 정도 일뿐입니다. 도리어 주기도에는 하나님의 나라, 그 영광이 주를 이루고, ‘주시옵고’도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 ‘악에서 구하시옵소서’이다. 세속적이고 욕망적인 기도가 아닙니다.

게다가 이어지는 내용으로 보아,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기도문에는 ‘용서’가 매우 중요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왜 용서를 구하는 것이 기도에 그토록 중요하게 자리 잡고 언급되었을까요?

하나님과 나 사이의 출발이 바로 이 용서와 사죄에서 출발합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용서하시지 않는다면 하나님과의 관계, 교제는 어림도 없습니다. 나는 하나님 앞에 설 수도 없고, 그 앞에서 숨을 쉴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내가, 하나님의 무한한 자비와 긍휼 속에 용서 받고, 사죄 받음으로 하나님 앞에 서는 내가, 나에게 아픔을 주고, 해를 끼친 이를 용서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에도 악영향을 끼칩니다. 우리 맘에 누군가를 끝까지 용서하지 못한 것이 있다면, 우리 자신도 하나님 앞에 끝내 설 수 없습니다. 그러기에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기도를 가르치시며, ‘용서’라는 주제를 부각시키셨습니다.

용서하십시오. 용서하게 해 달라고 간구하십시오. 용서가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 “너희가 사람의 잘못을 용서하면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도 너희 잘못을 용서하시려니와 너희가 사람의 잘못을 용서하지 아니하면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 잘못을 용서하지 아니하시리라.” 말씀하십니다. 용서가 없는 기도는 상달되지 못합니다.

자, 다시 본 주제로 돌아갑시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기도하라고 하시는데 그 의도는 우리보고 하나님께 주문서를 나열하고, 청구서를 제출하라는 것은 아닌 듯싶습니다. 그렇다면 기도를 가르치시는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뭘까요? 기도는 정말 끝없는 ‘주시옵소서’의 나열인가요, 아니면 다른 뭔가가 있습니까?

3.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라는 제목의 시가 있습니다.

“ 하나님
당신의 제단에
꽃 한 송이 바친 적이 없으니
절 기억하지 못하실 겁니다
그러나 하나님
모든 사람이 잠든 깊은 밤에는
당신의 낮은 숨소리를 듣습니다
그리고 너무 적적할 때 아주 가끔
당신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드립니다.
... 중략 ...
좀 더 가까이 가도 되겠습니까, 하나님
당신의 발끝을 가린 성스러운 옷자락을
때 묻은 이 손으로 조금 만져봐도 되겠습니까
아, 그리고 그것으로 저 무지한 사람들의
가슴 속을 풍금처럼 울리게 하는
아름다운 시 한 줄을 쓸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시겠습니까”

나는 이 시구(詩句)가 맘에 찾아듭니다. “모든 사람이 잠든 깊은 밤에는 당신의 낮은 숨소리를 듣습니다. 좀 더 가까이 가도 되겠습니까, 하나님. 당신의 발끝을 가린 성스러운 옷자락을 때 묻은 이 손으로 조금 만져봐도 되겠습니까”

이 시인에게 있어서 기도는 물질적인 ‘주시옵소서’의 향연이 아닙니다. 그에게 기도는 주님께 가까이 다가서는, 조심스럽게 주님의 거룩함에 접하는 통로입니다. 이 사람은 스스로 무신론자라고 하면서도 이런 조심스러운 기도를 시로 표현했고, 그렇게 표현한 대로 그는 마침내 하나님께 가까이 다가섰고, 하나님의 거룩하심에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곤 지난 해 세례까지 받았습니다. 누군지 짐작하십니까? 이어령 씨입니다.

기도는 하나님께 가까이 다가서는 몸짓입니다. 하나님과 마음을 통하고픈 소중한 몸짓입니다. 기도를 많이 하는 사람, 누구와 가깝다고요? 하나님과 가깝습니다. 왜 그런지 아십니까? “여호와께서는 자기에게 간구하는 모든 자 곧 진실하게 간구하는 모든 자에게 가까이 하시는 도다.”(시 145:18)

어느 목사님이 교회 마당에서 아이들이 놀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한 아이가 자기 아버지를 자랑합니다. “우리 아빠는 시장님하고 친하다.” 그러자 다른 아이가 질세라 “우리 아빠는 서장님하고 친하다 뭐.” 또 다른 아이가 목소리를 높입니다. “우리 아빠는 사장님하고 친해.” ... 아이들이 질세라 자기 아버지가 누구와 친하고 가깝다고 자랑을 하는데, 목사님은 문득 자기 아들이 걱정됐습니다. 조금 있으려니 목사님의 어린 아들이 일어나더니 자랑스럽게 이러더랍니다. “우리 아빠는 말이야, 하나님하고 친하다!” 이 말을 듣고 목사님은 울컥 뜨거운 게 올라와 기도실로 달려가 무릎을 꿇고 울었답니다.

기도 속에 내 마음이 하나님 마음으로 흐릅니다. 기도 속에 하나님 마음이 내 마음에 흐릅니다. 기도를 통해 하나님과 나는 하나가 됩니다. 깊이 있는 영성을 갖게 됩니다. 영성, 영권, 이건 이런 깊은 교제, 깊숙한 하나님과의 친밀함 속에서 우러나오는 것입니다. 기도를 많이 하는 이는 그만큼 하나님과 가깝고 친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권능의 손이 그에게 더 많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올해는 이런 기도가 우리 약속의 땅에서, 펼쳐지는 새 역사 속에 자리 잡기 바랍니다. 하나님과 더욱 친밀해지는, 하나님과 더욱 가까워지는 그런 깊이 있는 기도가 여러분의 생활 속에 굳건히 자리 잡기 바랍니다.

4. 그러기 위해선 어느 책에 보니 우리가 유의해야 할 것이 있습디다. 무엇보다 여러분의 기도가 규칙적이어야 합니다. 들쭉날쭉하게, 맘에 내킬 때만, 생각날 때만 기도할 게 아니라 시간과 장소를 정해놓고 기도해야 합니다.

유대인들은 하루에 3번 시간을 정해놓고 기도합니다. 이슬람교도들도 하루에 5번, 매 15분씩, 그러니까 하루에 75분을 기도합니다. 우리도 기도 시간을 정해놓고, 가능하다면 장소까지 정해놓고 기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하나님 편에서는 시간과 장소가 필요치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연약함 때문에 기분 내키는 대로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신앙의 위인들은 대부분 시간을 정해놓고, 그 기도 시간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좀처럼 기도 생활을 계속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TV에 어느 기독 실업인의 하루가 소개되는데, 그 분은 아침에 출근하면 자기 방인 사장실 한 구석에서 신발을 벗고 무릎 꿇고 앉아서 기도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성경에 하나님께서 ‘네가 선 곳은 거룩한 곳이니 네 신발을 벗어라’하셨기에 자기 사무실도 하나님이 거하시는 축복의 장소로 만들고파서 그렇게 한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몸짓으로 하나님을 향한 마음을 표현하는데, 어찌 그를 하나님께서 돌아보시지 않을까요?

G. L. Johnson 이란 사람은 규칙적인 기도를 통해 다음과 같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고 말합니다.
기도 시간이 얼마나 빨리 지나가는지,
기도 시간을 얼마나 많이 기대하게 될 것인지,
우리의 사역에 기도 시간이 얼마나 힘이 되는지,
하나님께서 얼마나 자주, 얼마나 빨리 응답하시는지,
주님께서 그 날 기도가 필요한 일과 사람들을 얼마나 많이 알려주시는지,
주님께서 우리의 사역을 위한 아이디어를 얼마나 많이 주시는지를 알게 된답니다.

둘째로, 하나님께 가까이 다가서기 위한 기도라면, 편안하게 기도드리십시오. 남미의 유명한 ‘후안 까를로즈 오르띠즈’ 목사님이 한번은 영국에 있는 링컨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 적이 있답니다. 아주 웅장한 예배당에, 예배실 중앙에 오르간이 설치되어 있으며, 예배에 참석한 영국 교인들은 모두 정중하고, 찬양대와 예배 집례자들은 모두 기다란 가운을 입고 엄숙하고 장중하게 예배를 드리고 있었답니다. 그는 그 예배 시간에 대표기도를 맡았답니다.

그래서 그는 생각했습니다. ‘이토록 웅장한 예배실과 이런 멋진 의식~, 우와 나도 여기에 어울리는 멋진 기도를 해야지.’ 그래서 자기 순서가 되어 일어서서 이런 식으로 기도를 드리기 시작했습니다. ‘오, 가장 높은 곳에 좌정해 계신 우리의 거룩하신 아버지시여, 오늘 아침 우리는 주님의 거룩한 존전에 모였나이다~’
그런데 갑자기 그의 마음속에서 주님이 말씀하시더랍니다. ‘야, 죠니야, 닥쳐라! (요즘 유행어로) shut the mouth 해라. 너와 나는 하루 종일 대화를 나누는 친밀한 사이인데, 날 보고 갑자기 가장 높고 거룩한 보좌에 좌정해 계신이라니? 나는 너에게서 멀지 않다.’ 마치 ‘나와 네가 그런 사이냐?’하는 듯 한 주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답니다.

오늘 말씀을 잘 보십시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을 칭할 때 결코 독립적인 표현, ‘하나님’이라고 표현하시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을 부르실 때, 그 분을 칭하실 때 언제나 ‘네 아버지, 너희 아버지, 하나님 너희 아버지, 우리 아버지, 아버지, 하늘 아버지, 너희 아버지께서도’ 총 7번 하나님을 칭하는데 모두 그 하나님을 우리 아버지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가르쳐 주고 계십니다. 하나님은 내 아버지이십니다.

그런데 아버지에게 뭐 그리 어렵게 말을 하십니까? 뭐 그리 힘들게 운을 떼십니까?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며 기도를 시작하십시오. 그만큼 친밀함이 생길 것이고, 하나님께 다가서게 될 것입니다.

셋째로, 이런 기도는 무조건 시작하십시오. 기도 하라면 잘 안 된다는 이들이 많습니다. 왜 안 되는가요? 안 하기에 안 됩니다.

존 마트(John R. Matt)는 YMCA의 지도자이며 초대 세계교회협의회 명예 회장을 지낸 사람입니다. 100년 전, 평양 대부흥 운동도 목도한 목사님입니다. 그분이 대학시절에 이런 생각을 했답니다. ‘도대체 기도가 어떻게 하나님 앞에 상달되는가?’

그러면서 늘 기도에 대한 회의를 품고 있었답니다. 그래서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도에 관한 책을 43권이나 읽었답니다. 그러나 아무리 읽어도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책들을 모두 치워버리고 하나님 앞에 엎드려 기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마음속에서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무슨 이야기입니까? 더 이상 기도에 관해 배우려 하지 말고, 직접 기도를 드려야 합니다.

한기풍 목사님은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사람이 술을 먹지만 나중에는 술이 술을 먹고 그 다음에는 술이 사람을 먹어버립니다. 이와 같이 기도도 처음에는 잘 안되지만 깊은 단계에 들어가면 기도가 기도를 하도록 만듭니다.”

기도는 기도 하는 중에 배우게 됩니다. 기도는 기도를 하면서 익숙해집니다. 기도를 못한다고 해서 하질 않으면 아예 못하고 맙니다. 생벙어리가 되고 맙니다. 그러나 처음에는 사람들이 애써서 기도를 시작하지만, 계속하다 보면 기도의 문이 열리고 깊은 기도를 하게 됩니다.

5. 어느 책에 보니 이런 글이 있더라고요.

『어느 날 불쑥 찾아온 친구에게 물었다. ‘어떻게 왔니?’ 그 친구가 대답했다. ‘그냥 왔어.’ 또 한 번은 불쑥 전화를 한 친구가 있었다. ‘웬일이냐?’ ‘응, 그냥 걸었어.’

이 ‘그냥’이라는 말이 갖고 있는 유유자적, 허물없고 단순하고 그러면서 오히려 따스하게 정이 흐르는 이 ‘그냥’이라는 말 ! ‘그냥 왔어. 그냥 전화해 봤어. 그냥 거기를 가고 싶어. 그냥 만나고 싶어.’

하나님과의 관계도 이렇게 되면 좋지 않을까? 그냥 교회에 올 수는 없을까? 그냥 기도할 수는 없을까? 꼭 뭐가 필요하고 요구사항이 있어서가 아니라 평상시에 그냥 뵙는 일말이다. ‘만남’과 ‘관계’ 자체가 얼마나 소중한가 !』

올 해, 하나님과 여러분과의 관계가 이런 관계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런 친밀한 관계가 되기 위해선, 여러분, 기도해야 합니다. 깊이 있는 기도, 규칙적인 기도가 있어야 합니다. 기도를 언제나 ‘주시옵소서’로만 이해하는 우리들의 생각을 바꿔, 기도는 하나님께 가까이 다가서는 통로임을 알고, 올해는 우리 하나님과 무지무지 친하게 지내는, 우리 하나님이 여러분을 무지 잘 아는 그런 친밀함의 축복이 넘치기를 바랍니다.

“기도의 문을 열어주옵소서. 주문을 하기 위한 기도가 아닌, 주님께 가까이 다가서기 위한, 주님의 마음에 들어서고, 주님 역시 내 맘에 좌정하시는, ‘주님!’하고 운만 떼어도 눈물이 핑 도는 그런 친밀함을 갖는 깊이 있는 기도의 문을 열어주시옵소서. 내 초라하고도 세속적인 기도생활을 불쌍히 여기시고, 깊은 기도의 문을 열어주시옵소서.”

(2008년 1월 20일 왕십리중앙교회 설교)

/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
(홈페이지 http://wangjoong.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