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 최고령이셨던 고 백국빈 장로님,
며칠 전, 백세에 주님의 부르심을 받으셨습니다.
내가 이 어른을 만난 세월이 26년 입니다.
이 어른은 처음부터 기회만 되면 찬송을 부르시겠다며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하는
나운영 곡의 찬송을 부르셨습니다.
아주 맑은 고성으로 찬양을 참 잘하셨습니다.

그런데 연세가 높아지면서는 예전 같지 않으셨습니다.
그럼에도 늘 그 찬송을 부르십니다.
작년 백수(白壽)에도 이 찬송을 교회에서 부르셨습니다.
문득, 장례식장에서 그런 감동이 왔습니다.
이 어른은 이 찬송을 삶의 고백으로 평생 부르셨구나!
장로님의 약력을 보니 파란만장한 삶이셨습니다.
그런 파란만장한 삶속에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
아마 나는 이 찬송을 부를 때마다 이 어른이 생각날 것 같습니다.

아, 내게는 이미 그런 찬송이 하나 더 있습니다.
“내 주의 보혈은 정하고 정하다...” 이 찬송을 부를 때마다
역시 생각나는 어른이 한 분 계십니다.
고 하은혜 권사님, 이 어른도 백세를 훌쩍 넘기셔서 가셨는데
심방을 가면 늘 이 찬송을 불러 달라 하셨고, 부를 때마다 우셨습니다.
그 뒤로부터 나도 이 찬송을 부를 때마다 눈물이 납니다.
찬송은 우리들의 삶의, 신앙의 고백입니다. 평생 부를 찬양입니다.
아, 그러고 보니 두 분 모두 백세를 넘기셨는데....
오래 살고 싶으면 고백의 찬송 하나는 갖고 있어야겠습니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