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8:14-34) 
 
1.
오늘 읽은 말씀은 꽤 길죠? 성경 본문이 이렇게 기니 오늘 설교는 하루 종일 하려나 보다 싶죠? 걱정 마십시오. 본문이 길면 그만큼 설교는 짧습니다.
 
오늘 본문은 크게 네 장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첫째 장면, 베드로의 집입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의 집에 들어갔더니 장모가 열병으로 앓아누워 있었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베드로 장모의 손을 만지시니 열병이 떠나갔습니다. 신기하죠?
 
그런데 이렇게 베드로의 장모의 열병이 예수님의 손길에 단번에 날아가자, 소문이 나기 시작하여 사람들이 귀신들린 자를 많이 데려 왔고, 예수님은 말씀으로 귀신들을 쫓아내시고, 병든 자들을 다 고치셨습니다.
 
이 치유의 역사, 그냥 쉽게 저절로 된 것일까요? 예수님은 대단한 분이라 그저 간단하게 나아라, 건강해라, 떠나갈지어다 라고 단순히 명하시니까 그렇게 된 걸까요? 그랬을 것입니다. 사실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마태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선지자 이사야를 통하여 하신 말씀에 우리의 연약한 것을 친히 담당하시고 병을 짊어지셨도다 함을 이루려 하심이더라.”
 
예수님이 우리의 연약한 것을 친히 담당하시고, 우리의 병을 짊어지셨답니다. 무슨 말인가요? 우리가 그냥 나은 게 아니랍니다. 우리의 병고를 예수님이 짊어지셨답니다. 그래서 그 분도 힘듭니다. 끄떡도 없다면 수고라고 할 것도 없습니다. 희생이라고 할 것도 없습니다.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 우리는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는 나음을 받았도다.”(사53:5)
 
예수님 당신도 아프십니다. 내가 고침 받은 것, 내가 질병에서, 암에서, 사고에서 고침 받고 나음을 입은 것, 공짜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건 예수님께서 내 대신 그것을 짊어지셨기에 그러합니다. 예수님이 날 대신하여 아프시고, 맞으시고, 당하셔서 내가 온전해 진 것입니다.
 
2.
이런 놀라운 역사들이 나타나자, 예수님을 따르는 무리들, 추종자들이 생겼습니다. “예수께서 무리가 자기를 에워싸는 것을 보시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따르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에 한 서기관이 나섭니다. “선생님이여 어디로 가든지 저는 따르리이다.” 그러자 예수님이 그러십니다.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거처가 있으되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
 
무슨 뜻인가요? 왜 이런 말씀을 하시는가요? 이 서기관, 예수님의 인기를 보고 예수님을 따르려고 했습니다. 요즘 여론 조사에서 한 사람이 뜨자 그 사람 주위로 미래 권력과 이익을 얻으려고 많은 사람이 모여드는 것과 같은 모양새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나는 그런 인기, 재물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라고 사양하셨습니다.
 
이에 또 다른 추종자가 나서는데, 이럽니다. “주여, 내가 먼저 가서 내 아버지를 장사하게 허락하옵소서.” 당연한 것입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으면 가서 장례 치러야 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이러십니다. “죽은 자들이 그들의 죽은 자들을 장사하게 하고 너는 나를 따르라.” 냉정한 말씀이죠? 무슨 뜻일까요?
 
이 사람이 아버지를 장사하게 허락하옵소서는 지금 당장 장례가 났다는 게 아닙니다. 지금 그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게 아닙니다. 예수님을 따르는데, 예수의 제자가 되겠다면서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는 아버지, 그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에야 예수님을 따르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 사람이 지금 충성을 맹세하는 것은 아버지 돌아가신 뒤에 하겠다는 것입니다. 조건이 붙은 충성, 의미 없는 짓입니다.
 
3.
이제 다시 장면이 바뀝니다.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려와 그걸 피하려고 갈릴리 호수에 배를 띄웠는데 큰 놀이 일어났습니다. 놀이란 거, 무서운 것입니다. 배가 깨지고 뒤집힐 듯이 파도가 불규칙적으로 칩니다. 그야말로 삼각파도입니다. 어찌할 바를 모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대부분이 어부 출신입니다. 그것도 갈릴리 출신입니다. 그러니 갈릴리 호수는 자기들의 홈그라운드입니다. 거기서 잔뼈가 굵었습니다. 그러니 파도가 치기 시작할 때 자신만만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이건 예사로운 파도가 아니었습니다. 자기들이 감당할 수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거반 죽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그 때서야 생각나는 이가 있습니다. 누구? 예수님! 자기들과 함께 하시는 예수님, 저기서 주무시고 계시는 예수님! 그래서 이들은 예수님을 깨웁니다. “그 제자들이 나아와 깨우며 이르되 주여 구원하소서 우리가 죽겠나이다.”
 
이에 예수님은 일어나셔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어찌하여 무서워하느냐, 믿음이 작은 자들아!”
 
아니 어찌 무섭지 않습니까? 무섭습니다. 배가 깨질 것 같은데, 이 미친 파도가, 놀이 잡히지 않는데 어찌 무섭지 않습니까? 현실이 너무 무섭습니다. 꼭 망할 것 같습니다. 꼭 무너질 것 같습니다. 꼭 가라앉을 것 같습니다. 정말이지 무섭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어찌하여 무서워하느냐, 믿음이 작은 자들아!”하십니다. 이 말씀은 무서워하지 않아도 되는데 무서워했다는 거 아닌가요? 흔들리는 현실을 보고 같이 흔들리고 두려워하고, 혹시나 행여나 하던 것들이 전부 믿음이 없는 행위였다는 것 아닌가요?
 
그런데 그 상황에서 어떻게 무서워하지 않을 수 있는가요? 어떻게 해야 믿음이 작은 자란 책망을 안 받을 수 있단 말인가요? 이런 비슷한 상황에 대한 말씀이 이사야서에 있더라구요.
 
사43:1-3 “너는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고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 네가 물 가운데로 지날 때에 내가 함께 할 것이라 강을 건널 때에 물이 너를 침몰하지 못할 것이며 네가 불 가운데로 지날 때에 타지도 아니할 것이요 불꽃이 너를 사르지도 못하리니 대저 나는 여호와 네 하나님이요 이스라엘의 거룩한 이요 네 구원자임이라.”
 
너는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고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 그래서요? 네가 물 가운데로 지날 때에 내가 함께 할 것이라. 강을 건널 때에 물이 너를 침몰하지 못할 것이며, 네가 불 가운데로 지날 때에 타지도 아니할 것이요, 불꽃이 너를 사르지도 못할 것이다. 왜요? 내가 너와 함께 하고 있고, 내가 바로 네 구원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뭐하지 말라? 두려워하지 말라!
 
사41:10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 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두려워하지 말랍니다. 왜? 내가 너와 함께 하기 때문이랍니다. 놀라지 말랍니다. 왜? 나는 네 하나님이 되기 때문이랍니다. 그러면서 그 하나님이 참으로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하십니다.
 
흔들리는 현실, 참으로 무섭습니다. 혹시나 행여나 하는 맘이 저절로 듭니다. 이 때 누구를 바라볼까요? 예수님을 바라봅시다. 그 예수님은 나의 구원자, 나의 창조주, 나의 보호자이시며, 든든하게 나와 끝까지 함께 해 주십니다.
 
4.
마지막 장면은 우리가 잘 아는 군대 귀신 들린 이의 이야기입니다. 무서운 힘을, 괴력을 가진, 그야말로 군대의 힘을 가진 귀신들린 이 둘을 예수님 일행이 만납니다. 그러자 이 귀신들린 이들, 좀 더 정확히 표현하면 이 군대 귀신이 예수님을 보자마자 외칩니다. “하나님의 아들이여, 우리가 당신과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때가 이르기 전에 우리를 괴롭게 하려고 여기 오셨나이까?”
 
그러더니 멀리 있는 많은 돼지 떼를 보고 자기들을 그 돼지 떼에 들어가게 허락해 달라하더니 예수님께서 허락하시자 순식간에 돼지 떼에게 들어가더니 돼지 떼가 미친 듯이 갈릴리 호수로 치달려 몰살하였습니다. 다른 복음서에 보면 돼지 2천마리라고 합니다. 엄청난 돼지 떼입니다.
 
이에 너무 놀라고 겁을 먹은 돼지 치던 이들이 시내로 달려가 이 일을 고하고, 사람들이 몰려나와 현장을 조사하고, 진실을 파악한 뒤에 예수님보고 자기 동네에서 떠나 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예수님이 계시면 또 다시 이런 일이, 즉 물질적 피해 보는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싶어 그랬던 것입니다.
 
5.
이상이 오늘 본문의 내용입니다. 그런데 오늘 말씀에서 우리는 한 가지 흐름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이 베드로의 장모 열병을 손길로 쫓아내십니다. 어루만지시자 열병이 떠나갔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놀랍게 여겨 귀신들린 자들을 데려왔더니 이제는 말씀으로, 명령으로 귀신들을 쫓아내시고, 병자들을 고치셨습니다.
 
이런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사람들이 꼬이자 추종자들이 생겼고, 그 추종자들 중에는 예수님을 무슨 아이돌 바라보듯이 제 나름대로 따르겠다는 이들까지 생겨났습니다. 요즘말로 문빠까지는 아니고 ‘예사모’가 생긴 모양입니다.
 
그런데 이들에게 심각한 위기가 닥쳐왔습니다. 자기들이 해 보려야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는 그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잔잔한 호수에서 무서운 놀이 일어나 배가 깨지게 되었고, 다 죽게 생겼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깨웠더니 그 예수님이 험한 바람과 파도를 꾸짖었고, 그러자 그 거칠던 호수가 잔잔해졌습니다.
 
이를 보고 사람들이 뭐라 하는가요? 27절, “그 사람들이 놀랍게 여겨 이르되 이이가 어떠한 사람이기에 바람과 바다도 순종하는가 하더라.” 도무지 이들은 예수님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대단한 분 같긴 한데, 아니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자연이 이 분에게 순종한단 말인가요?
 
이런 궁금증이 가득한 이들에게 결정적인 해답이 뜻밖에 날아들었습니다. 가다라 지방 군대귀신이 예수님을 보자마자 이렇게 고백합니다. “하나님의 아들이여! 우리가 당신과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오늘 성경이 뭘 말하려고 하는 지 눈치 채셨습니까? 사람들이 예수님에 대한 호기심이 커져만 갑니다. 아, 기가 막힌 말씀들이다, 전에 들어본 적이 없는 말씀이다, 야, 예수님은 대단하구나, 아픈 이들을 다 고쳐주고, 귀신들을 쫓아내고, ... 이런 위대한 지도자, 능력자가 다 있을까 했는데, 으잉, 바람과 바다까지 예수님에게 순종하네? 그럼 도대체 이 분은 누구란 말입니까?
 
모두들 호기심만 커져가는 그 때에 군대 귀신이 귀신같이 알려줍니다. ‘하나님의 아들이여!’ 사람들은 얼마나 둔한지 보고 또 보고도, 경험하고 또 경험하고도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임을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귀신들은 단번에 알아봅니다.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믿습니까? 믿는 이에게 역사가 있고, 능력과 권세와 축복이 있습니다! 이적을 본다고 믿는다구요? 천만에! 가다라 지방 사람들은 그 엄청난 사건을 보고, 또 사실 확인까지 하고도 예수님에게 자기 동네에서 떠나 달라고 합니다. 무슨 뜻인가요?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믿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기들에게 찾아온 절호의 기회를 놓쳐버리고 맙니다. 그 동네가 변화되고 복을 받을 기회를 발로 차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그 무지하던 제자들, 그들은 그 예수님에 대해 조금씩 조금씩 안목이 생기며, 믿음이 자라더니, 때로 사오정 같은 엉뚱한 소리를 하긴 하지만, 그래도 결국 그들은 더욱 더 온전한 예수님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곤 마침내 마16장에서 예수님께서 ‘너희들은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할 때, 서슴지 않고 대답합니다.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입니다.”(마16:16b) 마침내 이 고백 위에 교회가 세워지고, 믿음의 돌들이 견고한 성을 이루고, 축복의 권세가 든든해졌습니다.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믿는 자와 위대한 스승, 위대한 정신적 지도자, 초능력자로 믿는 이와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6.
여러분은 예수님을 누구라고 믿습니까? 성경은 아주 분명하게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 하나님이시라고 선포합니다.
 
오늘 말씀은 산상수훈, 마 5,6,7장에 바로 이어진 말씀임에 주목합시다. 무슨 뜻인가요? 사람들은 산상수훈, 무릎을 탁 치는 기막힌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면서도, 뜨거운 감동이 속에서 파도같이 밀려와 감격하면서도 예수님이 누구신지 잘 몰랐습니다. 선지자, 대단한 분, 위대한 멘토, 인류의 대 스승, ...
 
그러나 성경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예수님은 그러한 위대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이 자연, 우주 삼라만상이 복종하는 하나님이십니다! 그러기에 사도 요한도 요한복음 맨 마지막에서 이렇게 증언합니다. “오직 이것을 기록함은 너희로 예수께서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심을 믿게 하려 함이요 또 너희로 믿고 그 이름을 힘입어 생명을 얻게 하려 함이니라”(요20:31)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믿으면, 즉 예수 이름을 믿으면 생명을 얻습니다! 권세와 힘을 얻습니다! 삶의 현장에 아무리 파도가 거세게 일어도 다 감당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누구인가요? 도대체 이 이가 누군가 말입니다. 나의 병을 짊어지고 대신 나를 낫게 하시는 이 분은 대체 누구인가요? 나의 불안을 하찮게 여기게 하시고, 모든 풍랑을 잠재우며,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이 엄청난 분은 누구란 말인가요?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믿습니까?
 
그런데 말이죠 이 하나님의 아들이 나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셨습니다. 이게 말이 되는가요? 하나님이 나를 위해 죽다니? 그런데 성경은 그게 사실이랍니다. 그만큼 하나님은 나를 사랑하신답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그 정도로 사랑하신답니다!
 
십자가가 눈에 더욱 아른거리는 수난주간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더욱 더 예수 이름, 그 사랑을 깊이 묵상하며 세상을 이겨나갑시다. 생명을 얻게 하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 이름의 권세가, 그 생명의 축복이 여러분에게 충만하기를!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