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와 같이 좋은 나무마다 아름다운 열매를 맺고 못된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나니...”(마7:17)
 
그런데 열매에 좋고 나쁜 게 있습니까? 한 나무에 맺히는 열매는 그 나무가 필요해서 맺는 것입니다. 그 나무는 그 열매가 맺히도록 유전자가 형성되어 있고, 반드시 그렇게 되도록 되어 있습니다. 나무 입장에서 볼 때 선한 열매, 나쁜 열매는 없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열매를 좋다 나쁘다 평가 합니까?
 
열매가 좋다 나쁘다 하는 것은 우리가 보는 시각인데, 그 기준은 타자(他者)에게 선을 주느냐 악을 주느냐로 결정합니다. 다른 존재에게 생명을 나눠주고, 기쁨을 나눠주고, 아름다움을 선사해 주는 열매는 좋은 열매입니다. 그러나 오로지 자신의 존재, 자신의 생존만을 위해 타자는 다 무시하고 자기만 살겠다고 독(毒)을 품는 열매는 악한 열매이며, 악한 나무입니다.
 
암 세포가 왜 나쁜 세포입니까? 암 세포에 무슨 도덕성이 있습니까? 다 자기 나름대로 살겠다고 본능에 충실한 것뿐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나쁜 세포, 악종, 악성 세포라고 합니다. 왜? 자기만 살겠다고 주위의 모든 세포의 영양분을 자기가 독식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세포들을 파괴하기 때문입니다. 전혀 나눌 줄 모릅니다. 그래서 나쁘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좋다, 나쁘다, 아름답다, 못됐다는 타자를 향한 영향력입니다. 우리의 삶이 오로지 자기 자신만을 위한 방향으로 잡혀 있다면, 자기 가족, 자기 자식들만을 위한 것으로 되어 있다면 풍성하면 할수록 못된 열매가 풍성해지는 것입니다. 있으나 마나한 지독한 자기중심, 자기 생존만을 위한 나쁜 열매가 사회를 뒤덮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것을 원하시지 않았습니다. 당신을 따르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이웃에게 도움이 되는, 선이 되는 착한 열매 맺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리 살아야겠지요?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