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놀라운 소식입니다. 지난 4일 실시한 미국의 제 44대 대통령 선거에서 흑인 오바마가 당선이 되었습니다. 미국에서 생활해 본 저는 저들의 인종차별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에, 흑인이 미국의 대통령이 되었다는 사실은 충격적일 만큼 놀랍습니다. 1619년 19명의 흑인 노예가 버지니아에 도착한 뒤부터, 흑인들은 유색인종이라는 이유로 그 엄청난 차별과 학대를 받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저들은 좌절하지 않았고, 끊임없이 길고도 치열한 흑인 민권운동을 벌였습니다. 흑인은 미국인 전체의 20%도 안 되지만, 백인의 나라 미국에서 오바마가 당선이 되었다는 것은 전 세계에 엄청난 메시지를 주었고, 세계는 희망을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나이로 그는 48세입니다. 그는 전임 대통령들과는 달리 중산층에 속한 가정에서 태어났고, 그의 아버지는 케냐 출신의 흑인, 어머니는 백인인 다문화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그의 이름이 버락 오바마인데, 버락은 스와힐리어로 ‘축복받은 사람’(the blessed one)이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어린 시절은 축복받지 못했습니다. 두 살 때 부모님이 이혼을 하였고, 어머니는 4년 뒤 인도네시아 출신 유학생과 결혼을 하여, 오바마는 인도네시아에서 10살까지 지내게 됩니다. 그 후 오바마는 출생지인 하와이 호놀룰루로 돌아와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와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그 후 그의 어머니는 또 다시 이혼하였으나, 인도네시아에서 인류학 공부를 하게 되어 함께 살지는 못하였습니다.

오바마는 초중고 시절을 명문 사립학교에서 보냈지만, 인종문제와 열등감으로 인해 마약에까지 손을 대며 방황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의 백인 외할아버지는 손자 오바마가 인종차별로 고통을 받을 때마다 낙천적인 모습으로 위로하였고, 선거 하루 전 돌아가신 외할머니는 오바마의 학비를 대기 위해 검소한 생활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그후 LA의 옥시덴털 대학에 입학하였다가, 뉴욕의 컬럼비아 대학으로 편입하였습니다. 그러다 당시 케냐의 고위 관료로 있던 친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듣고 케냐를 방문하였습니다. 그는 아버지의 무덤에서 ‘소수였지만 침묵하지 않은 삶을 살았던’ 아버지의 유산을 깨닫고, 무덤 앞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내었습니다.

그리곤 그는 대학을 졸업한 뒤 85년부터 시카고 흑인 빈민 운동에 뛰어 들면서 ‘침묵하지 않는 삶’을 본격적으로 살아갔습니다. 그러다 88년 하버드 로스쿨에 입학하여 변호사의 길을 걸었는데, 당시 미국내 최고의 법대 학회지로 꼽히는 ‘하버드 로 리뷰’의 흑인 최초로 편집장이 되어 주류사회의 본격적인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버드 로스쿨을 수석 졸업한 뒤, 로펌에서 지금의 부인 미셀을 만나 결혼했고, 인권변호사와 시카고대 법대 강사로 활동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96년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에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하였고, 2004년 연방 상원의원이 되더니, 초선 연방 상원의원으로서 대통령의 자리까지 오르게 되었습니다.

그의 리더십은 세 가지로 말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변화의 리더십입니다. 그는 선거 내내 ‘CHANGE’(변화)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었습니다. 그는 “미국인들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새로운 시대, 새로운 리더십, 새로운 생각을 주장하고 있다”고 강조하였습니다. 그는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단어인 꿈, 희망, 가족, 자유, 변화, 낙관 등의 단어를 사용하면서 미국인들의 마음을 울렸고, 미국인들은 그에게서 꿈과 희망을 주장하였던 케네디를 보았습니다. 둘째는 통합의 리더십입니다. 아브라함 링컨은 “내부가 갈라진 집은 서 있지 못한다”라고 하며 통합을 강조하였는데, 오바마는 이 통합에서 뛰어난 재질을 보였습니다. 워싱턴 포스트지는 “오바마는 유연한 지성, 복합적이고 미묘한 이슈들에 대한 이해, 화합하고 여론을 결집하는 분명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하였습니다. 셋째는 목표의 리더십입니다. 루즈벨트 대통령처럼 미국민에게 비전을 주었고, 분명한 목표를 주었기에, 방황하는 미국을 바로 잡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는 오바마의 당선을 보면서, 제 아이들에게 무엇이든 불가능하다고 포기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오바마는 끝까지 꿈을 꾸면 결국 이루게 된다는 것을 전세계인에게 가르쳐 주었습니다. 저는 우리 교회에서도 이러한 꿈을 꿉니다. 변화에 함께 참여해 주시기를 기대하면서..

/약수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