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여년 전의 자료를 찾다가 본 겁니다.
 
『어버이 주일을 맞이하여
 
어느 시인은
아버지를 멸칫국의 멸치로 표현했다.
맛있게 끓는 멸칫국물에서 멸치를 꺼내 버리며,
‘국물을 다 우려낸 멸치는 버려야지요.
볼썽도 없고 맛도 없으니까요.’
하는 아내의 말을 들으며
마치 아버지가 그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다 우려낸 다음, 볼썽사납다고 버려지는 멸치.
 
어디 아버지만 그런가, 어머니도 그러하다.
그러기에 어버이가 오늘의 세상에서
멸칫국의 멸치 신세이다.
자식에게 줄 것 다 주고 나면 볼썽사납다고
자식들이 외면한다.
그렇다고 자식을 외면할 부모가 어디 있는가.
자식은 그러해도 부모는 그러하지 못한다.
 
그러니 자녀들아, 오늘은 어버이 주일이다.
어버이를 찾아뵈라.
비록 볼썽사나운 초라한 모습이지만
그래도 너의 부모니라.
주일이니 주님을 찾아뵙고 예배드리고
오후엔 어버이를 꼭 찾아뵈라.
그게 어버이 주일의 뜻이다.』
 
코로나로 인해 대면하기 힘든 때이지만,
그래도 부모님을 찾아뵙시다.
우리 부모님은 세상이 절대로 안 된다고 해도
나를 찾았을 겁니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