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 參 章 宗敎類型論과 巫俗
(종교유형론과 무속)

宗敎와 巫俗

1. <宗敎>라는 것
종교는 사람이 삶을 살아가면서 부닥치는 <막힘>이나 <맺힘> 을 뚫고 풀어주어 삶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삶이란 물흐르듯 하는 것이 아니어서 어떤<굽이>가 있기 마련인데, 그것을 넘어 <풀어>사는 길은 종교라고 이름하는 <어떤 것>을 통해서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 <어떤 것>이란 크게 셋으로 나누어 살펴 볼 수 있다.
1) 窮極性---삶의 흐름이 꼬이고 얽힌데서 사뭇 우리가 찾고 싶은 것은 보다 (궁극성)깊은데, 가장 바닥진 데서 솟아나는 뜻이나 보람인데, 종교는 그 것이 무엇인지를 밝혀 주는 것이다. 이른바 <궁극성> 이란 것이 그 것이다.
2) 超越性---궁극성이란 우리가 사는 여늬 삶의 테두리밖에 있는 <저 너머>(초월성)<아득한때>,아니면 때도 자리도 뚜렷하지 않은채 지금 여기에 끼어드는, 사람을 넘어서는 <신비>, 그리고 그것이 지금 여기에서의 그 얽힘을 풀고 막힘을 열어 주는 것이라고 종교는 보여주고 있는것이다. 이를 우리는 超越性이라 한다.
3) 神聖性 ---인간은 궁극성이나 초월성을 아예 <사람 아닌, 그러나 사람같은>(신성성) 것으로 겪으려 한다. 그래서 그러한 마지막 뜻, 넘어서는 힘들이 <하나님>이라고 일컬어지는 사람아닌 <사람같은 분>으로 내 속에 들어와 앉게 되고, 그것이 마침내 궁극성이나 초월성을 구체화 시키게 이르는 것이다. 이를 우리는 神聖性이라 부를 수 있다.

적어도 이 셋이 곧 종교의 종교다움을 이루는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들 은 종교가 지닌 속성이라 할 수 있고, 거꾸로 말한다면, 이러한 것을 겪어가는 삶을 종교적인 삶이라 할 수 있다. 본디 종교의 모습을 이념적으로 이야기하면 이러하지만, 그것을 역사나 문화의 거죽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보면 좀 다르게 말할 수 있다. 즉 그러한 것들을 겪은 사람들이 스스로 말하는 것만 가지고 종교적인 삶 모두를 살펴볼 수가 없다. 러한 경험이 어떻게 역사 속에서, 또는 사회 속에서 자기 모습을 엮어가는가를 객관적인 인식의 논리로 더듬어보지 않고는 종교적인 삶이란 것을 그려볼 수도 없고, 풀어볼 수도 없으며, 마침내 그 뜻조차도 알 수 가없는 것이다. 때문에 종교적인 삶이 지닌 궁극성, 초월성, 신성성 들이 한데 뭉뚱그려져 드러나는 그 <드러남>의 모습을 읽기 위해 그것의 지적, 이념적 구조물(知的,理念的 構造物,) 그것의 실천적 행위(實踐的 行爲)그리고 그것의 공동체적(共同體的) 삶을 따로 떼어 더듬어 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야 비로서 종교 가 어떤 것인가를 알 수 있고 , 그때 비로서 우리는 그 종교가 다른 종교들과 어떻게 다르고, 어떻게 같은가도 알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종교를 살펴 쌓여진 앎이라 할지라도 이러한 것만을 보아 가지고는 어떤 종교가 어떻다고 말하기가 아직은 모자란다 그래서 이미 살펴본 온갖 종교라는 것들을 잘 다듬어, 무리지어 나누어 보면, 우리는 그것이 커다란 틀로 구분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에 말하게되는 양태론(樣態論)이 바로 그 것이다(宗敎類型論)이라고 한다.

2. 宗敎類型論(Typology or Morphology)
학문(學問)이란 복잡한 것을 다듬어서 정리(整理)하는 것이다. 宗敎가 너무 많아서 하나 하나를 다 알 수가 없다. 온갓 종교를 무리지어 큰 틀로 구분하여 樣態論的으로 나누어 보면 크게 세 종류(種類)로 유형(類型)지을 수 있다. 무리짓는 기준은 궁극성, 초월성, 신성성 을 격는 겪음의 內容 곧 믿음의 속성을 바탕으로 한다. 宗敎的 삶을 드러내주는 독특한 징표(徵表)로 믿음을 들 수 있는데 그 믿음이 지닌 가장 두드러진 것을 집어내어 그 것으로 몇가지 종교의 양태를 틀 지어 보는 것이다.

1.) 神顯(신현) Theophany---서양적(西洋的 宗敎)
神과 人間과의 관계(關係)가 축(軸)이 되어 있는 종교로 신과 인간과의 關係가 기본구조(基本構造)로 되어 있다.
神現宗敎의 사상적특징(思想的特徵)은 이분법적 사고(二分法的思考)로서 신은 절대적 권위, 창조주, 계율(絶對的權威,創造主,戒律), 그에 따른 이원적사고, 배타성(二元的思考,排他性)등을 들 수 있다. 神은 전능, 완전, 영원, 무한한 존재이고 인간은 피조물, 유한, 상대적 존재(相對的 存在)로서 불완전하고 인식의 한계를 느끼며 실천의 한계를 느끼는 존재이다. 신은 인간이 될 수 없고 인간은 신이 될 수 없다. 그러나 단절이 아니고 관계적 속성(關係的 屬性)이다.
구조적으로 二元論的이다. 이 종교의 문화형태하에서 사는 사람들은 의식구조(意識構造)가 이원론적(二元論的)이다. 윤리, 실천적 규범(倫理,實踐的規範)에서 이원론적인 구조가 잘 들어난다. .즉 神의 뜻은 선(善)이 고 인간의 뜻은 악(惡)이다. 실천적 규범, 선택적 규범은(實踐的 規範,選擇的 規範) = 택일적 결단규범(擇一的 決斷規範)이다.
神現宗敎의 공동체적 성격(共同體的性格)은 배타적(排他的)이고 끼리끼리 응집력이 강하고 철저한 결속력(結束力)을 보인다. 나와 같은(同)것은 善이고 나와 다른 것은 惡이다. 고로 배타적으로 될 수 밖에 없다.
창조주의 뜻은 실천하지않으면 안된다. 예민한 율리의식(倫理意識)을 가지고 있다. 예민한 역사의식(歷史意識)으로도 나타난다.(강한 종말사상- 終末思想)등 이런 뜻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속성적(屬性的)으로 배타적(排他的)이다.
이종류의 대표적(代表的)종교는 셈 계통의 종교이다. (기독교-基督敎,유대교-猶太敎,이스람敎)
이 유형의 종교가 마지막 지향(指向)하는 이상(理想)은 승리(勝利)이다. *따라서 승리는 패자(敗者)를 전제(前提)한다.

2.) 聖顯(성현) Hierophany--동양적(東洋的 宗敎)
절대적(絶對的)이고 영원(永遠)한 궁극적 가치이념(窮極的價値 理念)이나 의무(義務)나 초월적 실체가(超越的實在)가 축(軸)이 도어 있는 것 으로 이 성현종교의 특징은 절대적이고 초월적인 것과의 조화(調和) 그 어울림이 지니는 일원론적 사유 관용성(一元論的思惟,寬容性)등을 그 특징으로 들 수 있다. 초월적인것, 성스러운 것과 인간과의 어울림이 삶의 태도이다. 신현종교(神顯宗敎)에서는 신의 의도(意圖)가 중요한데 비해 성현종교에서는 聖(거룩함)이 있는데 인간이 그대로 살지못하는 것을 --그대로 살도록 노력하는 것이 목표이다. 따라서 인간과 성(聖)간에 단절(斷絶)이 없다. 일탈(逸脫)은 가능하나 단절은 없다. 기본적인 인식은 一元論的이다. 그 어떤 초월적인 것(성스러움)과 내가 하나가 되는 것이다. 그 초월적인 聖은 理,法,道로서 내가 그것과 일치(一致)하는 것이다.

예. 살인(殺人)--은 작위적(作爲的)으로 파괴 되었을때 그것은 理,法,道를 억인 것이다. 그 것이 惡이다. 어떤 규범이 없다. 이 종교에서는 살인은 무조건 악이다. 삶의 원래의 형태를 파괴하는 것, 그것 지체가 악이다.
신현에서는 무조건 신의 뜻에 순종하는 것이 善이고 불순종하는 것은 惡인데 여기서는 신의 뜻이든 아니든 상관 없이 삶의 원래의 형태를 파괴하는 것은 무조건 惡이다.(아부라함은 자식을 제사하라는 신의 명령에 순종하였다)

신현종교에서는 Logos 가 발견 된다. 말하자면 다른것(異-이)에대해 "왜" 를 묻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현종교에서는 Logos 가 없다. 어떤 규범(規範)이 없다. 해도 되고 안해도 별문제가 없다.
성현종교에서는 하면 좋고 못해도 할수 없다. 왜를 묻지 않기 때문이다.
성현종교의 특징은 신현종교에비해 상대적으로 응집력(凝集力)이 약하다. 벽이 두껍지 않다. 관용하다. 따라서 공동체, 조직화가 어렵다. 도덕적 감각(道德的 感覺)이 날카롭지 못하다.
예. 산아제한--기독교(産兒制限--基督敎):어거스틴때부터 말이 많다. 佛敎 :"는 그게다 그런 거지요" 이다.
신현종교보다 배타적이지 않고, 독선적(獨善的)이지 않다. 매사에 수용적(受容的)이고 관용적(寬容的)이다.
마지막 지향하는 이상은 승리가 아니라 완성(完成)이다. 패자(敗者)가 없다. 부처님처럼 되는것, 공자의 교훈을 따르는 것이 이상(理想)이다. 이 계통의 종교는 유교,불교(儒敎,佛敎)등이다.

3.) 力顯(역현)Kratophany---보편적(普遍的)
신현종교에서의 神이나 성현종교의 근원적(根源的)인 실재(實在)들과는 상관 없이 사람의 "울" 을 훨씬 뛰어 넘는 "힘"과의 관계가 軸이 되어있는 것으로 따라서 역현종교에서는 신현종교에서처럼 창조주 신(創造主 神)을 전제(前提)하지않는다. 또한 성현종교에서처럼 초월자로서의 원리나 거룩등의 존재를 전제하지 않는다.
이 종교에서의 문제의식(問題意識)은 삶의 조건에 있어서 힘의 한계가 문제이다. 여기서는 "힘"에대한 굴종, 의존, 그 힘의 利用들이 아주 소박하게 삶을 위해 다루어지는 것을 그 특징으로 한다.
역현 종교에서는 내 힘이 깨지고 그 힘이 극대화(極大化)된 것이 神이다. 어떤 방법으로든지 내 기능(내 힘)이 확대(擴大)되기를 바란다. 내손과 팔이 길어지기를 바란다. 그러면 문제가 해결 된다.
* 예. 감을 딸때 "장대"는 힘이다. 그 힘은 곧 그에세 신이다.
여기서는 어떤 기본적 원칙을 발견 할 수가 없다. 1, 2 에서와 같이 神과 人이나, 聖과 나(인간)의 관계가 아니라 힘(力)의 極大化 는 모두 다 神이다. 힘이 무한히 팽창해 서 내 힘을 극대화 해 주는 것이면 다 神이다.(맥아더장군을 모신 무당, 박정히대통령을 모시는 무당('91년월간조선 11월호), 예수를 모시는 무당, 조선조(朝鮮朝)에서 관우장군(關雲長-관운장)을 모신것등과 같다.

역현종교의 특징적인 意識은 지극한 현실주의(現實主義)이다. 힘(力)에 의해서 지금, 여기 내 문제가 해결(解決)되면 그것으로 만족하게 된다.
역현종교의 共同體意識은---제장공동체(祭場共同體)로서 제의(祭儀-굿) 가 끝나면 곧 흩어지면 그만이다. 모였을때 무당(巫)의 넉두리에 울고, 공감(共感)하고, 문제가 해결되면 된다. 감정적인 흐름뿐 끝나고 흩어지면 뿔뿌리다.
宗敎형태로보면 주술적 형태(呪術的 形態)---무당의 주술을 그대로 듣는다. (이혼해야 산다 고 고하면 이혼도 불사 한다) - 지극히 개인적이고 현실적이며 倫理的 도덕적 감각이 무디다.

결론
이상 세가지 종교유형에서 볼때 각 종교의 특성(特性)에 유의해야 한다. 그 종교들의 특성을 끌어 안아야 한다. 특성을 수용(受容)하는 입장(立場)에서 宗敎를 얘기하자.

圖表1

T-Theophany
H-Hierophany
K-Kratophany 

TH-Theophany+Hierophay
HK-Hierophany+Kratophany
TK-Theophany+Kratophany 
THK-Theophany+Hierophany+Kratophany 

3. 무속(巫俗)의 宗敎다움
종교는 그것이 사회현상일 수도 있고 , 심리현상일 수도 있지만, 사회 또는 심리현상으로 풀이해 버려도 아직 다 끝나지 않고 남는 그 무엇, 곧 <종교다움>이 있기에 종교라 일컬어지는 것임을 주장하는 것이다. 무속에 종교다움이 없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은 때에는 그것을 종교의 자리에 되돌려 놓고, 바로 그것을 살피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다시 말하면, 무속도 궁극성.초월성.신성성을 지닌 것으로 읽혀질 뿐만 아니라 그것이 드러내는 표상이 이념적이고, 실천적이며, 공동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고로 우리는 무속을 살피는 눈을 종교의 자리에 두고, 그의 조교다움을 이제까지 재든 자를 가지고 재어, 그 종교의 종교다움, 곧 무속(巫俗)종교의 특성이 어떤 것인를 살필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궁극성, 초월성,신성성들은 하나의 종교가 겉모습을 드러내는 그 이념적체계. 실천적체계. 공동체적체계속에 뒤엉켜 들어 하나의, 또는 여럿의 상징들(symbolism)로 녹아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따로 생각하지 않고 무속의 이념. 실천. 공동체를 차례로 살펴보고 그런 다음에 그러한 무속이 종교 일반을 이야기하는 종교 유형 가운데 어느 것에 드는지를 알아보고자한다.(이념 실천 공동체에 대해서는 5장에 B. 종교표상을 참고로 할 것)

(1)巫俗의 이념(理念)
1) 복과 화(福 禍)
무속이 무엇을 문제로(막힘이나 얽힘, 또는 닫힘이나 맺힘)보고 있으며, 그런 것이 아닌것,(뚤림이나 풀림, 열림이나 풀어헤침)을 어떤 것으로 바라고 있는가 하는 것, 그리고 물음에서부터 그 해답에 어떻게 이르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福과 禍---무속의 이념이란 한마디로 <복을 빌고 재앙을 물리치는 것(祈福禳災-기복양재)>이라 할 수 있다. 이런점에서 죄의 용서를 해답으로 삼는 기독교나 苦로부터 해탈(解脫)을 해답으로 하는 불교와는 아주 다르다. 복은 자연스러움이고 화는 그렇지 못함이다(자연스럽지 못함) 그리고 자연스러움이 더할 수 없는 자리에 이르러 나타나는 것이 무속이 지닌 죽음 이해이다(죽음도 자연스러움의 마지막 끝이다)
그러므로 자연스럽지 못함을 겪으면서 그 자연스러움을 되 지니고자 하는 것이 무속의 이념(理念)인데, 바로 그 <되지녀지는 자연스러움>이 <지금 이곳>에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것이 무속의 해답 내용이다. 따라서 지금 이곳이 아닌 그저 어느때, 어떤 곳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해답일 수 가 업다. 따라서 무속에서는 저 세상도 지금 이곳을 바탕삼은 외연(外延)이지 이승에 맞서는 저승은 아니다.

2) 신령(神靈)
무속에는 자연스러웁지 못함이 일어나는 까닭은 그 자연스러움을 맡은 <어떤것>과 곤계를 잘못 맺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 어떤것을 일컬어 신령이라고 한다. 이같은 신령은 초월. 신성성 그리고 궁극적인 것인데, 삶 구석구석에서 각각 제몫을 나누어 서로 맺어져 있다. 따라서 무속의 신령은 삶의 모습들만큼 많을 수 밖에 없다. 그 많은 神들은 속성에 의해 나누어지는 개별적 존재가 아니라 기능에따라 갈라지는 이른바 집합적 신격(集合的神格-collective deity)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같은 기능의 상황적 배분에서 말미암는 다른 호칭들이 신 또는 신령을 개별적인 존재인양 전해 주고 있을 뿐이다 .이때 그 집합적 신격의 속성은 <힘(力)>이다. 따라서 무속은 禍의 물음을 안고 <힘>과의 어우러짐을 통해 福의 해답을 사는 신앙 체계(信仰體系)라 일컬을 수가 있는 것이다. 이것이 무속의 이념이다.

(2) 무속의 제의(巫俗의 祭儀)
무속의 이념은 뚜렷한 지적구조물을 같고있지않다. 민속신앙이나 원시종교에서 이념이라고 할 수 있는 지적구조물은 실제로 몸짓을 통해 종교를 살아가는 제의(祭儀)에 녹아져 스며 있다. 뿐만 아니라, <몸짓>은 지적인 것에 비겨 볼 때 전인적(全人的)다 .따라서 어떤 종교현상이든 그것을 알고 싶으면 제의에다 마음을 쓰고 눈을 돌려야 그 종교의 깊은 알맹이를 알 수 있다. 무속은 제의로만 뭉뚱그려져 있는 종교이기도 하다. 무속의 제의가 곧 <굿 > 이다. 굿은 무속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다 드러내 준다.

**굿은 어떠한 것인가.
모든 제의가 그렇듯이 굿도 굿을 하려는 기주(祈主)가 있고, 그 기주의 바램을 맡아하는 사제(司祭-무당) 가 있으며, 그 무당을 통해 만나게 되는 제의(祭儀)의대상인 신령(神靈)이 있다.
제의구조는 모든종교의 그것과 하나같이 걸맞는다. 신을 청해 들이고 한데 어울렸다가 마침내 신을 보내드리는 구조로서 이를 우리는 성과 속의 얼개로 야기할 수 잇다.
주당물림, 부정, 또는 청배를 속(俗)에서 성(聖)에로의 꺾임이라 한다면, 그 꺾임으로 비롯하는 그 다음의 거리 과정들은 모두 성의 이어나감이다. 그다음 종결과정이라 할 수 있는 뒷전거리는 다시 성에서 속으로 되돌아오는 꺾임이다. 성의 시간은, 곳 굿의 거리들이 진행되는 동안 그때 모든 얽힘이 풀어진다. 복을 받고 재앙을 물리치는 일이 이루어지는 이 기제(機制-mechanism)는 무속을 종교이게 해 주는 뚜렷한 지표-index가 된다. 종교라 이름하는 모든 문화 현상의 제의와 그 틀을 함께하고 있기 때문이다.
굿의 종류는 사회 - 문화적 영향을 아주 잘 들어낸다. 즉 역사적 변천을 흐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세상이 바뀌어도 안바뀌는 것은 지노귀굿이다.

(3) 무속의 공동체(巫俗 共同體)
제장공동체(祭場共同體)---제장공동체란 하나의 종교 공동체가 제의가 벌어지는 상황에서만 이루어지고 제의가 끝나면 그 공동체적 특성이 거의 없어져 버림을 일컫는 것이다.
굿은 祈主의 필요에 의해서 하게 되며 주기성을 축으로하는 성력(聖曆-sacred calender)에 바탕하기보다는 문제의 부닥침에서 비롯한다. 즉 우주적인 리듬에 따른다기보다 인간적 정황(情況)에 의해서 결정된다. 그리고 필요가 충족되면 굿은 무당을 사제로한 제도화된 종교 공동체를 이어가지 않으면서 그저 그 자리에서 끝난다. 따라서 제장에서 이루어지는 규범외에 공동체를 위한 어떤 계율이 없고 굿에 함께 한 사람들은 祈主는 아니더라도 무당의 권위에 대한 상징적공감, 기주의 실존적 정황에대한 상징적 공감, 외경의 분위기에에 참여, 덕담의 희극적 분위기에의 참여등을 통해 그들도 굿을 살고 있는 것이다. 거기서 그들은 기주가되고 그들이야말로 신도(信徒)인 것이다. 거기서 공감이 이루어지는, 그들은 한결같이 속에서 성으로의 옮김을 살고 나름대로의 풀이와 뚫림, 열림과 막음을 빚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굿이 끝나면 그 공감이 조직화되거나 기능화되어 제도로서 정착할 아무런 이음새도 없다. 그저 제장공동체일 뿐이다. 따라서 포교(布敎)를 할 필요가 없다. 이른바 역사적 전승체(great tradition)가 아니라 상황적 전승체(little tradition)로 이어져 갈 뿐이다.

< 참고> 제역공동체(祭域共同體)---무당과 기주 또는 신도의 일정한 관계가 이어지고, 그 영역이 정해져 있으며, 제의가 주기성을 띠고 있고, 명다리를 통하여 그 성원임이 확인된다. 사제(무당)가 모든일을 주장하고 신도들도 그들로서 할일들이 있다. 그러나 단골판의 무당이 자기의 판을 다른 무당에게 넘겨줄 수 도 있고, 그 무당이 죽으면 당골판이 깨질 수 도 있다. 마치 제장이 굿이 끝남과 동시에 사라지듯이 제역도 공동체의 성숙에는 이르지 못하고 만다.

(4) 무속종교의 속성(巫俗宗敎의 特性)
①. 무속은 초월성. 신성. 궁극성 등을 중요한 경험 내용으로 하고 있지만 그경험이 추상화되지 않고 직접 경험의 세계로 다루어지고 있다. 고로 이념이나 공동체보다는 의례(굿)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관습화된 생활양식으로 자리를 잡아 그 종교성을 지켜간다. 보편적인 자기언어를 지닐 수 없어 지역사회 공동체속에 스며들 수 밖에 없다.
②. 무속은 <힘>의 경험을 축으로 선회하는 역현종교(力顯宗敎) 이다. 아주 현실적이고 사람을 위한 지금 이곳에서의 필요를 충족 시키는 것으로 기능 하고 있다. 그렇다고 무속은 원시종교이고 역현종교이기 때문에 사라졌어야할 종교라던가 불교나 유교처럼 다듬어지지않은 종교라는 뜻은 아니다. 그 두말은 유형론적으로 선택된 말이다.
현대종교에도 원시종교가 있을 수 있고 원시종교에도 현대종교가 있을 수 있다는 논리를 펼 수 있는 개념인 것이다. 신현종교에도 역현은 있을 수 있고 역현의 종교에도 성현종교가 있다.(圖表 1참고)

 (鄭 鎭 弘 敎授 : 韓國宗敎文化의 展開--1988년 9월30일.집문당 78-91쪽 )

/전 경신중고 교목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