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추수감사주일은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감사의 예물을 드리는 날입니다. 하나님께 감사의 예물을 드린다는 것은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를 명확히 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님께 받은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은 감사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 받은 것의 의미와 가치를 아는 사람만이 하나님께 감사를 드릴 수 있습니다.

영어로 ‘D.T.R.'이란 단어가 있습니다. 이 말은 ’관계를 명확히 하다(Define the Relationship)'의 줄임말입니다. 이 말은 주로 이성끼리 사용하는 말입니다. 처음에는 서로 탐색하며 지내다가 어느 순간 애인이 될 것인지 아니면 그냥 평범한 친구로 지낼 것인지를 결정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D.T.R.’입니다. 한 마디로 이성끼리 너와 내가 어떤 관계인지를 명확히 하는 것입니다. 애인이나 결혼대상자면 이전보다 훨씬 더 서로에 대해 깊은 책임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만일 그냥 단순히 친구 사이라면 일반적인 우정 이상의 책임의식을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하나님께 감사의 예물을 드린다는 것은 하나님과 나의 관계를 더 깊은 책임의 관계로 만든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을 유일한 믿음의 대상이자 복의 근원으로 삼는다는 것입니다. 내 삶의 생사화복이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음을 인정하고, 나도 하나님께 더욱 책임 있는 삶을 살고 하나님께서도 나와 더 깊은 책임의 관계를 갖도록 초대하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부담 없이 신앙생활하길 바랍니다. 부담없이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은 하나님과 나의 관계를 아무런 책임의식도 없는 관계로 만드는 행위입니다. 마치 서로 부담없이 친구로 지내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추수감사예물을 드린다는 것은 내가 추수한 모든 것이 하나님께로부터 왔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즉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가 서로 책임지는 관계가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치 결혼대상자가 되는 것처럼 하나님과 내가 서로에게 더 깊은 책임의 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이것이 추수감사주일에 하나님께 예물을 드리는 것의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추수감사예물을 드릴 때에도 조금 부담있는 금액을 드리는 것이 옳습니다. 지금까지 내 인생을 책임져 주신 하나님께 앞으로도 내 인생을 책임져 달라고 진심으로 부탁하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부담없는 금액을 드리면서 책임져 달라는 고백이 나올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추수감사주일에는 내게 부담이 되는 금액의 헌금을 드리는 것이 맞습니다.


2.
이번 추수감사주일에는 우리가 왜 하나님께 감사해야 하고 어떻게 감사해야 하는지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함께 읽은 데살로니가전서 5장 16-18절에 보면,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 3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첫째는 항상 기뻐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쉬지 말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셋째는 범사에 감사하는 것입니다. 이 3가지가 모든 그리스도인들을 향한 하나님의 뜻입니다.

이 말씀을 영어 NLT 성경으로 보면, 그리스도에게 속한 사람들을 향한 하나님의 뜻이라고 했습니다. 다른 말로 이 3가지가 내가 그리스도에게 속해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에게 속한 사람은 항상 기뻐하고 쉬지 말고 기도하고 범사에 감사합니다.

진짜 그리스도인들은 힘들고 어려워도 항상 기뻐하고 쉬지 않고 기도하고 범사에 감사합니다. 왜 그렇습니까? 이 3가지는 결과에 대한 반응이 아니라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명령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감사해야 하는 이유는 환경과 상황 때문이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감사하라고 말씀드리면 이렇게 말합니다.

“ 감사할 일이 있어야 감사하지요. ”

그러나 성경이 말하는 것은 감사는 하나님의 명령이란 사실입니다. 하나님은 범사에 감사하라고 명령하셨습니다. 범사란 모든 일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모든 일에 감사해야 합니다. 내가 보기에 좋은 일에도 감사하지만 내가 보기에 속상하고 고통스럽고 아픈 일에도 감사해야 합니다. 감사는 주어진 상황에 대한 반응이 아니라 하나님의 명령에 대한 믿음의 응답이기 때문입니다.


3.
이 사실을 제게 명확하게 깨닫게 해준 사람이 있습니다. ‘조니 에릭슨 타다(Joni Eareckson Tada)’란 여성입니다. 루이스 부부가 쓴 ‘조니 에릭슨 타다’의 전기를 읽으면서 저는 어느 때보다 이 사실을 명확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조니는 16살 때인 1967년 7월 다이빙을 하다가 전신마비가 됩니다. 다이빙을 했던 물이 생각보다 낮았습니다. 그래서 머리를 심하게 부딪쳐서 목이 부러지는 사고를 당한 것입니다. 그녀는 목접합 수술을 받은 후에 '스트리커(Stryker frame)'에서 생활을 하게 되고 힘겨운 재활의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그러던 그녀는 자신의 인생을 향한 하나님의 뜻을 진지하게 알고 싶어서 성경공부를 시작합니다. 그녀는 스티브란 청년과 함께 성경공부를 하게 됩니다. 성경공부를 하던 어느 날 데살로니가전서 5장 18절을 읽게 됩니다. 스티브는 성경을 읽고 조니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이젠 누나의 휠체어를 인해서 하나님께 감사드릴 시간이 된 것 같아요.“

조니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그렇게는 절대 못해 ! 난 위선자가 되고 싶지 않아. 고맙지도 않은데 고맙다고 할 수는 없잖아 ! ”

그러자 스티브가 이렇게 말합니다.

“ 조니, 이 구절을 다시 읽어 봐. 거기엔 누가가 매사에 엄청나게 기분이 좋아야 감사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지 않아. 그저 범사에 감사하라고 말할 뿐이야 ”

이에 강력하게 도전받은 조니는 이를 악물고 눈물을 펑펑 쏟으며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게 됩니다.

“ 하나님 감사합니다. 저에게 병원 침대를 주신 것에 감사합니다. 저에게 휠체어를 주신 것에 감사합니다. 사실 자리에서 일어서서 걷고 싶지만 물리 치료가 도움이 되게 하셨음에 감사드립니다. 또 이빨 사이에 연필을 물고 쓴 제 글씨가 어린아이가 마구 쓴 글씨처럼 삐딱빼딱한 것에도 감사드립니다. ”

이날은 조니의 인생에 놀라운 변화의 전기가 되었던 날입니다. 그날부터 조니는 범사에 감사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실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무엇이든지 감사했습니다. 좋지 못한 일에도 화가 나는 일에도 불편하고 짜증이 나는 일에도 감사하기 시작했습니다. 감사는 환경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이 아니라 하나님의 명령이었기 때문입니다.


4.
우리가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여 따르게 되면 하나님의 보호하심 안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최광 선교사님의 책 ‘ 내래 죽어도 좋습네다’에 보면, 이 사실을 잘 보여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최광 선교사님은 탈북자들을 훈련시켜 북한에 선교사로 파송하는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최광 선교사님께서 직접 탈북자들을 가르쳤지만 나중에는 훈련받은 탈북자들이 다른 탈북자들을 가르치게 되었습니다. 이런 교육의 장소를 사역장이라고 부릅니다.

최광 선교사님의 제자 중에 장만식이란 분이 계십니다. 이 분의 사역장에서 한 탈북자가 장만식 선생에게 이렇게 질문을 합니다.

“장선생님 하나님은 왜 우리가 오른뺨을 얻어맞으면 왼뺨마저도 들이대라고 하십네까? 그렇게 해야만 할 이유가 도대체 뮙니까? 난 도무지 이해가 안 됩니다”

이 질문을 받은 장만식 선생이 이렇게 대답을 해주었습니다.

“ 나두 잘 모르긴 하지만 그렇게 해야만 한다는 거이다. 자꾸 꼬치꼬치 따지지 말고 글쎄 한번 그렇게 해봐라. 그러면 예수님 왜 그렇게 말씀하시는지 알게 된다. 그렇게 한 번 해보면, 네가 그 사람을 속이 후련하게 때렸을 때보다 더 큰 기쁨을 느낄 수가 있을 거이다. 그리고 그 사람두 너를 절대 해치지 못할 거구. 왜 그런가하면, 네가 하나님 말씀 때문에 얻어 맞고 참고 왼뺨마저 들이댄다면, 하나님이 그때부터 니 편을 들기 시작하는 거이야. 하나님이 니편이 되면 김정일이 그 새끼가 와두 하나두 안 무서워 알았는가? 제꺽 아멘 안 할래? ”

저는 장만식 선생의 대답을 듣고 정말 명답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여 행할 때, 하나님께서 우리 편이 되십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보호하심 안에 거하게됩니다. 이것이 영적 비밀입니다.


5.
감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범사에 감사하는 것은 하나님의 명령입니다.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여 범사에 감사하면 그때부터 하나님께서 우리 편이 되십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보호하심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게 됩니다.

실제로 조니 에릭슨 타다(Joni Eareckson Tada)는 범사에 감사하게 되면서 하나님의 풍성한 은혜와 복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제일 먼저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녀가 근처에 있는 청소년 클럽에 상담 봉사자로 초대받았을 때 그녀는 그곳에서 모든 사람에게는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조니와의 상담을 통해 청소년들이 자신을 받아들이고 주어진 도전을 피하지 않기로 결심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범사에 감사하면서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게 되었고, 자신이 많은 사람에게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삶을 살도록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 조니가 범사에 감사하게 되면서 좋은 일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그녀는 여러 권의 책을 냈고, 유명한 화가가 됐으며, 자신의 일화를 담은 여러 편의 영화에 주인공으로 출연했습니다. 또 캘리포니아주립대학 신체장애인 성취센터의 도움으로 자동차를 직접 운전할 수 있게 되었고, 하나님께서 주신 배우자와 결혼도 하게 되었습니다. 또 장애인들을 돕는 사람들을 훈련시키는 ‘피플 플러스(People Plus)’를 만들었고, 조니와 친구들이란 단체를 세워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그녀가 가는 곳에는 항상 치유와 회복이 계속 일어나고 있습니다. 범사에 감사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한 결과, 그녀는 자신이 예상했던 것보다 엄청난 일을 성취했고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는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6.
그렇다면 조금 더 구체적으로 하나님께서 왜 범사에 감사하라고 하신 걸까요? 범사에 감사할 때 우리에게 어떤 복이 임하게 되는지를 조금 더 상세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범사에 감사할 때 남을 부러워하는 삶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남을 부러워하는 삶을 삽니다. 남을 부러워하는 것의 출발은 자기에게 주어진 것에 대한 불만족에서 나옵니다.

전광 목사님의 책 ‘평생감사’에 보면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한 청년이 햄버거 가게에서 햄버를 사가지고 가게 앞 벤치에서 햄버거를 먹고 있습니다. 이때 한 중형세단이 가게 앞에 서더니 기사로 보이는 사람이 햄버거 가게에 들어가서 햄버거를 사서 뒷자리에 있는 주인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건네줍니다. 청년은 부러운 시선으로 중형세단의 주인을 봅니다. 그는 속으로 한탄하며 이렇게 생각합니다.

‘나도 중형세단의 주인처럼 멋진 자동차 뒷좌석에서 기사가 사온 햄버거를 먹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같은 시간 중형세단에 앉아있던 사람은 밖에 벤치에서 햄버거를 먹고 있는 청년을 보면서 부러워합니다.

“ 나도 저 청년처럼 건강해서 내 힘으로 햄버거 가게에 들어가 햄버거를 사서 벤치에서 먹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중형세단의 주인은 다리를 다쳐서 정상적으로 걷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약점이 있고 고통이 있습니다. 고통이나 약점은 남의 것보다 내 것이 더 커 보인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명령에 의해 범사에 감사하게 되면, 내게 주어진 것의 가치를 바로 알게 됩니다.

둘째 내 삶의 의미와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게 됩니다. 범사에 감사하게 되면,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나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게 됩니다. 내가 불만스럽게 여겼던 것도 감사하면 그것이 귀한 것이 됩니다.

이재철 목사님의 책 ‘비전의 사람’에 보면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탈리아에서 오랫동안 유학했던 자매가 자신이 빛을 보지 못하는 이유는 못생긴 눈 때문이라고 생각해서 쌍꺼풀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그 주에 목사님 설교가 왜 주어진 것에 감사하지 않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그 자매는 그 말씀을 자신에게 주신 주님의 말씀으로 듣고 쌍꺼풀 수술을 포기했습니다. 그녀는 수술 대신에 작은 콩쿠르에 참여했는데 놀랍게도 대상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진짜 행운은 그 다음이었습니다. 그 자리에 독일의 한 극장장이 그녀를 나비부인의 주인공으로 전격 발탁한 것입니다. 그녀는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에 조연을 거치지 않고 바로 주인공으로 발탁된 것입니다.

그녀는 독일 극장장에게 왜 자신을 주인공을 발탁했느냐고 물었습니다. 극장장의 대답이 바로 눈 때문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많은 일본 성악가들이 유럽에 진출하지만 대부분 쌍꺼풀 수술을 해서 유럽 사림들이 보기에 동양인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쌍꺼풀 수술을 하지 않은 여성 성악가를 찾아다니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내가 불만스럽게 생각하는 것도 하나님께서 그렇게 만드신 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가 범사에 감사하게 될 때 그 이유를 알게 됩니다.

셋째 범사에 감사할 때 내 부족한 부분을 채우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경험하게 됩니다. 하나님은 감사하는 사람에게 더 풍성하게 채우십니다. 이것은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에게 선물을 주었을 때 받는 사람이 감사하고 기뻐하면 더 주고 싶습니다.

삼일교회 전병욱 목사님의 칼럼 중에 가장 인기 있는 칼럼의 제목은 ‘왜 남자는 젊은 여자를 좋아하는가?’입니다.

남자들이 젊은 여자들을 좋아하는 이유는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잘 놀란다는 것입니다. 음식점에 데려가면 젊은 여자들은 이런 음식을 처음 먹어봤다면서 놀라워합니다. 그러니까 음식을 사주는 남자가 그 여자의 표정을 보고 행복해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나이 먹은 여자와 함께 가면 놀라워하지도 않고 지겨워하면서 수작 부리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음식을 사주는 남자가 행복을 느낄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께서 베푸신 것에 감사하고 감격하는 사람을 보고 하나님도 행복해 하십니다. 하나님께서 많은 것을 베풀어주셨지만 그저 무덤덤하게 반응하는 사람에게는 하나님께서 기쁨을 느끼실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 감사를 돌리는 이유는 그것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께 큰 기쁨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범사에 감사하는 자에게 더 큰 은혜로 돌보시고 채우시는 것입니다.


7.
이제 말씀을 정리하겠습니다. 성경이 말하는 감사는 환경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이 아닙니다. 성경이 말하는 감사는 하나님의 명령에 대한 순종입니다. 하나님은 범사에 감사하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이 명령에 순종할 때 우리는 하나님께 속하게 되고, 하나님의 보호하심 안에서 놀라운 복을 누리게 됩니다.

여러분도 저와 함께 범사에 감사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지 않으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