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한 평생을 살다 보면 서로 간에 도움을 주고받기도 하지만 상처를 주고받기도 한다. 상처는 신체에 주는 상처도 있고 마음에 주는 상처도 있다. S병원 벽에 붙은 표어 한 토막! ‘개에게 물린 상처는 사흘이면 아물고 뱀에게 물린 상처도 열흘이면 낫는 데 사람에게 물린 상처는 10년이 가도 잘 아물지 않는다.’ 결국은 육체의 상처보다 마음의 상처가 더 오래 간다는 말이다.

 

사람이 받는 마음의 상처는 사랑하는 사람이 돌아서거나 배신을 하기 때문에 받는 경우도 있고, 어떤 일을 실패하거나 불의의 사고 를 당했을 때 받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말 때문에 받는 상처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입에서 나오는 그 말이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고, 말의 내용과 모양에 따라서는 문제가 풀릴 수도 있다. 우리 속담에 ‘말로 천냥 빚을 질 수도 있지만 갚을 수도 있다’는 말이 있다.

 

정말 말을 가지고 남을 절망케 할 수도 있고 희망을 갖게 할 수도 있다. 말로 상대에게 불쾌감을 줄 수도 있지만 기쁨을 줄 수도 있고, 슬 픔을 줄 수도 있지만，위로를 줄 수도 있다. 실제로 어떤 의사가 내뱉은 말 한마디 때문에 병을 얻는 경우도 보았고, 병이 낫는 경우도 보았다. 말로 남의 기를 꺾을 수도 있지만 기를 살릴 수도 있다. 무심코 하는 말이 독이 될 수도 있고 약이 될 수도 있다.

 

성경에 보면 “칼로 찌르듯이 하는 말도 있지만, 지혜로운 자의 말은 양약과 같다”(잠 12:18)고 했고, “악인의 입술엔 독이 있지만 (시 140:3), 진실한 입술은 영원히 보존된다”(잠 12:19)고 했다. 말로 주고받는 상처는 서로 모르는 사이보다는 부모 자식 간이나 부부 간이나 형제 간 혹은 친척 간에 더 많이 일어난다고 한다.

 

말을 할 때 가만히 보면 악의를 가지고 작심하고 하는 말도 있지만, 보통은 무심코 하는 말인데 상처를 주고받는다. 그러나 일단 입에서 나온 말은 주워 담을 수 없기 때문에 문제가 되고, 또 말을 한 사람이 ‘내가 실언했노라.’고 사과를 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상처를 더 크게 줄 수도 있다. 가족이 아닌 친구 간이나 지인 간이나 초면과의 대화 중에 서도 상처를 주고받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러나 그것도 상대방의 반을 오해하기 때문에 상처가 되는 경우가 있고, 서로 간의 문화와 풍속 그리고 사고방식의 차이 때문에 상처가 되기도 한다. 상대방의 말에 독기가 있고 악의가 있을 때는 내 쪽에서 그 말을 받지 말고 흘려버리거나 방어 미사일 쏘듯이 공격을 되돌려주는 방법도 있고, 날아오는 포탄을 공중에서 폭파시키듯 그 말을 웃음거리로 만들어 공격을 무력화시키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상대방의 말이 진정으로 나를 위한 말이고, 의로운 말이고, 사랑의 충고일 때는 아픔이 느껴지더라도 그 말을 교훈으로 삼아야 되고, 양약으로 받아먹어야 한다. 말을 할 때는 피차간의 처지와 기분도 살피고 어투와 억양 그리고 말의 파장도 생각해 봐야 하고, 몇 번씩 말을 다듬어 하지 않으면 평범한 말일지라도 독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된다. 특히 짜증 섞인 말이나, 원망 담긴 말이나, 남을 설득하고 가르치려는 의도를 가지고 하는 말일 때에는 더욱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새문안교회 장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