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교단과 함께 한국 개신교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감리교회가 깊은 내홍에 빠져들었다. 감독회장 선거의 후유증으로 두 명의 감독회장이 선출되어 각각 다른 장소에서 예배를 드리고 4년 임기의 시무를 선언한 것이다. 문제의 발단은 최고 지도자의 자격심사를 소홀히 하여 세속 사법부에 의뢰한 점이다. 선거를 이틀 앞둔 지난 9월 23일 세속 사법부로부터 당선이 유력시 되는 K목사의 후보자 등록의 효력정치를 통보해왔다. 교단 임원회와 감독회의에선 이를 접수하고 수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선관위에선 후보의 자격을 인정하고 투표를 강행했다. 투표결과 문제의 K후보가 압도적으로 당선이 되었고 당선증을 교부받았다. 반면 K목사의 후보자격 상실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인 측에선 K후보의 표를 무효화하고 차점자인 G후보가 당선된 것을 선포하고 당선증을 주었고 전임 김독으로부터 교단의 직인까지 넘겨받았다. 선거 후 한 달여 동안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임기가 시작되는 11월 3일 각각 시무예배를 드림으로 한 교단에 두 감독 체제가 된 셈이다.

감독정치를 펴고 있는 감리교단에서의 감독회장직은 막강한 권한을 가진 교권의 상징이다. 장로교회와는 달리 4년 동안 교단의 행정 및 입법권을 관장한다. 총회 입법의회 감독 회의의 당연직 의장으로 직원의 인사권까지 갖고 있다. 금번 감리교 사태는 △공명정대해야할 선관위가 후보자격 심사에 소홀했고 타 후보들의 청원을 묵살한 점 △교단 내 문제를 세속으로 가져가고 그 판결에 승복한 점 △집행부의 후보직 상실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은 점 등 몇 가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한마디로 교회가 권징을 외면한 탓이다. 하나님의 교회는 고위 지도자나 교직자의 문제에는 더욱 날카로운 사정과 권징의 날을 세워야 한다는 교훈을 남기고 있다. 지도자의 권징(?)에 침묵하면 더 큰 화를 부르게 된다. 우리는 이 사건의 원만한 수습을 기도하면서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지도자 특히 종교지도자에겐 법 이상의 ‘도덕성과 청렴성’이 요구된다. 지도자를 본받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홍익교회 장로, 평신도신문 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