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지구촌 모든 가족들은 한결같이 경제(經濟)를 심각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경제(經濟)라는 말이 경세제민(經世濟民)의 약자라는 것은 대체로 알고 있는 상식입니다. 경세제민(經世濟民)은 세상을 경영하고 백성을 구한다는 뜻입니다. 헬라어 오이코노미아(Oikonomia)는 인간생명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재화를 축적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경제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경제의 가장 기본적인 목표는 인간의 기본적인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입니다.

경제를 이야기 하려면 시장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인류는 아득한 옛날부터 시장을 열어놓고 상호 필요한 것을 주고받는 물물교환을 하면서 상호 유익을 추구하는 수단으로 애용해왔습니다. 그래서 사람이 사는 곳에는 어디든지 크고 작은 시장이 열림으로 시장경제활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시장에는 언제나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호 필요를 충족하면서 더욱 조직적이고 효율적인 발전을 도모해 나갔습니다. 정치적 민주주의 경제적 자본주의 체제의 국가들은 자유시장경제체제를 채택하고 크게 발전시켜옴으로 인류의 경제발전에 공헌해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에 케인스주의와 사회주의 경제체제에 대한 반발로 19세기의 고전적 자유주의를 소생시키고 부흥시키려는 신자유주의경제운동을 대처와 레이건 중심으로 일으키게 되었습니다. 신자유주의경제이론은 시장은 정부의 시장에 대한 개입을 최소화하는 것이 근대 민족국가가 제공하는 서비스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신자유주의경제는 단순한 자유시장경제 이론을 훨씬 넘어서서 “시장은 결코 실패하지 않는다”라는 신념을 가지게 된 것이 문제입니다.

사람이 시장을 위해 지어졌지, 시장이 사람을 위해 지어지지 않았다는 일종의 ‘종교적 신앙’과 유사해진 것입니다. 신자유주의 경제는 세계를 거대한 하나의 시장으로 재편하여 어떠한 국가의 힘도 시장의 권능을 통제할 수 없도록 모든 장벽을 허물어버리고 시장경제의 무한발전이라는 목표를 향해 브레이크 없는 욕망의 열차를 타고 질주하고 있습니다. 경제발전의 목표가 가난한 사람들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할 때 신자유경제는 빈익빈 부익부의 결과를 심화시키는 것이 문제입니다.

우리의 지구가 가지고 있는 자원은 모든 지구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충족시킬 수 있는 정도이지, 모든 지구인들의 욕망을 모두 충족시킬 정도로 넉넉하지는 않습니다. 예수께서 일용할 양식을 위해 기도하라고 가르치신 내용은 ‘무한한 빵’을 목표로 하라는 뜻이 아니고 그날그날 살아가는데 필요한 양식이 모자라지 않게 공급해 주시기를 구하라는 뜻입니다. 세계교회는 신자유주의 경제의 위험성 때문에 하나님께서 제동을 걸어주시기를 오래전부터 기도드리고 있습니다.

시장은 인간의 이익에 봉사하는 수단이며 도구여야 합니다. 사람에 의해 시장이 지어졌지 사람이 시장을 위해 지어진 것이 아닙니다. 모든 재화는 하나님께서 인간을 위해 주신 선물이지 돈이 인간을 지배해서는 안됩니다. 뿐만 아니라 인간이 돈을 우상처럼 섬겨서는 안됩니다. 경제는 인간의 생명이 생존하는 필요한 양식이며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도구입니다. 지구촌의 인류가 미국발 경제위기를 맞은 원인을 신자유주의경제체제의 취약점에서 찾아서 수정 보완함으로 그 대안으로 제3의 길을 모색해야만 할 것입니다.

 /덕수교회 담임목사